[무교동] 매콤한 낙지볶음에 시원한 조개탕이 천하일품인 낙지골목

 40년 전 무교동 뒷골목 낙지골목을 아시나요? 종로통 대로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신선한 낙지에 산지에서 직접 가져온 태양초 고춧가루 그것도 맵디매운 청양고추를 쓰고 여기에 파, 마늘 등 갖은 양념을 한 낙지볶음은 예부터 유명했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 유명한 골목이 세 곳 있었는데 광화문 우체국 옆 무교동의 낙지 골목, 교보빌딩 후문에서 미대사관 쪽으로 난 빈대떡 골목 그리고 청진동의 해장국 골목이였다.그러나 서울 시내의 재개발 바람을 타고 빈대떡골목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해장국골목은 세 집이 남았으며 종로의 한쪽편에 있던 무교동 낙지골목도 무교동쪽은 거의 없어지며 종로통의 반대쪽인 청진동으로 이사가거나 사라지고 말았다. 그래서 유명했던 무교동 낙지골목은 낙지골목만의 이름으로 청진동쪽에 남아있다.

무교동 낙지골목의 기본 요리는 낙지볶음이다. 낙지볶음은 싱싱한 낙지에서 우러나는 단백함과 태양초 청양 고추의 매콤한 맛 그리고 참기름을 포함해 각종 양념이 들어간 다데기에 있다. 물론 갖은 양념에 정성스런 손맛이 어우러져야 하지만 말이다.여기에 곁들여 지는 것이 조개탕. 사실 매콤한 낙지 볶음을 먹으면 입안이 얼얼해지기에 이를 시원하게 감싸주기 위해 조개탕을 곁들이지만 매콤한 입 속에 뜨거운 조개탕이 들어가면 입안은 불붙는 듯 더욱 얼얼하다. 그래도 싱싱한 모시조개로 끓인 담백하고 시원한 조개탕은 낙지볶음과 함께 해야 제 맛으로 가슴속까지 후련하다. 여름이면 땀을 흘리며 겨울이면 입에 손부채를 해 가면 먹는 낙지볶음과 조개탕. 도시개발로 사라져만가는 우리의 먹거리가 아쉽다. 사러져가고 잊혀져가는 무교동 낙지집이 벌써 그리워진다.


실비집-낙지볶음 36년

무교동 낙지골목에서 가장 유명한 집이다. 골목길에 나 있는 외관은 볼품 없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안쪽으로 긴 홀과 많은 좌석에 놀라게 된다. 소주 박스가 여기저기 쌓여있으며 흙바닥에 나무로 된 의자와 걸상이 옛 정취와 전통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나이든 중년층만은 아니다. 대학생인 듯한 연인들도 매콤한 맛이 좋다며 연신 젓가락질이 바쁘다. 메뉴는 낙지볶음과 조개탕. 보통 두 사람이 낙지볶음 1만3천 원과 조개탕 8천 원을 시키면 딱 맞는다. 굳이 옆에 나오는 반찬에 손이 가지 않더라도 낙지 볶음과 조개탕만으로 한끼 식사가 뚝딱이다. 한 달에 한 두 번은 찾는다는 한 아가씨, 파전과 감자탕도 맛있단다. 다음에는 산낙지에 도전해 보겠다는 이 아가씨는 문을 나서면서 집에 계신 부모님을 위해 낙지 볶음 2인분을 포장해 간다.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진동 288-7
*전화:(02)732-7889,722-6965

서린낙지-베이컨과 소시지도 곁들이는 불판요리

서린낙지에 들어서면 테이블 위에 놓인 불판과 지글거리는 소리 그리고 맛있는 냄새에 배가 고파진다. 서린낙지는 다른 낙지집과 메뉴가 조금 다르다. 그것은 바로 불판인데 2인분에 1만원하는 불판을 시키면 가스렌지 위에 쿠킹호일을 깐 불판에 불을 붙인다. 여기에 베이컨, 소시지, 감자, 양파를 먼저 익혀 베니컨과 소시지가 익으면 겨자 소스를 찍어 먹는다. 그러다 콩나물 무침과 청량고추로 매콤하게 볶은 낙지복음이 나오면 콩나물과 낙지 소스도 넣어서 볶아 먹는다. 낙지 소스가 곁들여지면 불판의 맛은 환상적으로 바뀐다. 콩나물은 무제한으로 공급된다. 겨자소스에 찍어먹는 베이컨의 맛에 이어 매콤한 낙지 소스에 맛이 더해진 콩나물 그리고 바지락이 들어간 콩나물국까지 여러 단계의 기가막힌 맛을 보여준다.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진동 295번지
*전화:(02)735-0670

조방낙지-부산식 낙지 볶음집

매콤 달콤한 즉석 낙지 백반이 일품이다. 점심시간 손님이 들이닥치면 낙지에 참기름, 파, 다데기, 마늘을 넣은 후라이팬이 등장, 보글보글 끓이기 시작한다. 그러면 몇 절음 주워 먹다가 양념한 파와 밥을 넣고 볶아 먹는다. 이것이 즉석 낙지 백반으로 일 인분에 4천원, 점심시간이면 사람들로 메어 터진다. 낙지 볶음은 매워야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자극적이며 매운 것을 기피하는 현대인들의 입에 맞추어 너무 맵지 않게 요리했다. 그저 약간 맵고 달콤한 정도로 만들어 오히려 인기를 끈다.

조방낙지란 원래 부산에 있던 낙지집의 이름이었다. 특별한 낙지가 아니라 조선 방직 회사 앞에 있던 가게라 조방낙지라 했고 그 이름을 그대로 서울로 가지고 온 것. 그러나 인기가 대단해 종로점(02-732-0426)외에 을지로점(02-2279-1804), 충무로점(02-2275-3115)까지 형제들 모두가 조방낙지 집을 한다. 15년 전통의 조방낙지. 주소는 서울시 종로구 청진동 290번지 전화 02-732-0426

무교동 낙지- 여수낙지로 최고의 맛을 낸다

종로구청 앞의 무교동 낙지는 재료에 승부를 건다. 낙지볶음 한 접시에 3천5백 원 하던 시절 가게를 시작해 지금은 한 접시에 1만2천 원이다. 그 세월동안 오로지 여수 낙지를 사용했으며 고춧가루도 7천5백 원 하는 최고급을 쓰고 마늘도 직접 손으로 깐다. 재료는 무조건 좋은 것을 써야 한다는 것이 철칙. 게다가 손님이 자리에 앉아야만 낙지를 볶는다. 그래서인지 맛에 있어서는 최고라고 자부하며 먹어본 사람은 그 맛을 알고 다시 찾는다.

더구나 요즘은 값싼 중국산이나 북한산 낙지가 시중에 나오는데 국산 낙지와는 그 쫄깃쫄깃한 육질에 차이가 있다고. 저녁이면 낙지볶음 한 접시를 앞에 놓고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기울이며 인생사는 얘기를 하는 손님들에게 최고의 안주를 제공하고 또 입덧 때문에 속이 메스꺼운 임산부들에게는 깔끔한 맛을, 무교동 낙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살려주는 무교동 낙지는 서울시민의 추억공간이다.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진동 266
자료/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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