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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혁명가」 장세순씨 『발아현미로 성인병 퇴치』
일흔. 마음 내키는대로 행동해도 이치의 틀에 어긋나지 않는다(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고
공자가 말한 나이. 식품연구가 장세순씨는 이 나이, 일흔에 ‘혁명의 초입’에 들어섰다. 현미(玄米)에 싹을 틔워 고소하고 소화 잘되는 ‘발아현미’를 개발 보급하면서 ‘식탁의 혁명’을 꾀하고 있는 것. 그는 일본에서 ‘쌀의 혁명가’로 불리고 있다. 장씨는 최근 한 달 동안 일본 요미우리―니혼TV 문화센터 초청으로 관동지방을 돌며 발아현미에 대해 특별강연을 했다. 하루 2시간 예정이었지만 참석자들의 질문이 빗발쳐 4시간을 넘기 일쑤였다. 그는 다음달부터 본보 수요일자 건강면에 쌀의 혁명에 대한 칼럼을 연재한다. “현미 좋은 것이야 모르는 사람이 없죠. 백미보다 영양이 풍부하지만 소화가 안되고 맛이 없어 문제가 아닙니까. 피틴산이라는 성분 때문이지요.” 그러나 발아현미는 현미의 피틴산이 무기질 이니시톨과 인으로 바뀌어 맛있는데다 몸안에 쌓인 독성물질을 없애주는 해독력은 더 강한 것이 특징. 영양도 현미보다 훨씬 풍부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설명이다. ▼소화잘되고 영양 풍부▼ 원래 발아현미는 78년 일본에서 첫선을 보였다. 현재 일본 농림수산성 종합식품연구소에서는 오쓰보 갱이치(大坪硏一)곡물특성연구실장을 중심으로 10여개 기업이 전액 국비로 발아현미에 대해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에서는 장씨를 ‘발아현미의 전도사’로 친다. 왜 그럴까? “일본에는 싹이 갓 튼 발아현미만 있습니다. 저는 황톳물에서 발아시키는 방법으로 싹을 5㎜ 이상 키우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에 따라 허약한 사람은 막 싹이 튼 것, 비만인 사람은 싹이 5㎜ 이상 자란 것을 먹는 등 ‘체질별 발아현미 건강법’이 가능해졌습니다. 또 싹이 5㎜ 이상 되면 요즘 인체면역물질 및 항암물질로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알라비녹실란’이 크게 늘어납니다. 97년 미국에서 특허를 받았고 미국기업 선웨이브사와 특허권 계약을 맺기도 했죠.” 사실 발아현미는 장씨 선비(先쏆)의 유산(遺産)이었다. 어머니는 42세 때 장씨를 낳았다. 아홉번 득녀 끝에 낳은 아들이었지만 임신 때의 강박관념 때문에 젖이 나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젖동냥 대신 싹이 갓 난 쌀을 찧어서 명주헝겊으로 걸러 숟가락으로 떠 먹였답니다. 외가에서 내려온 비방이었죠. 88년 일본인 친구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싹이 갓난 쌀은 피틴산이 없어 소화가 잘된다’며 어머니의 과학성을 높이 치더군요. 이때부터 자나깨나 발아현미에 매달렸죠.” ▼『고혈압 당뇨 등 효험』▼ 물론 그가 이 한 마디 때문에 갑자기 발아현미 개발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그는 이전에도 식품연구가였다. “부계(父系)가 50세를 넘지 못하는 단명가계(短命家系)입니다. 30대부터 고혈압과 당뇨병으로 고생하다가 40대 후반 직장을 그만뒀지요. 병원 치료로 상태가 약간 좋아지자 국내 최초로 ‘차(茶)보급 운동’을 펼쳤는데 이것이 제 운명을 바꿔 버렸습니다. ‘차 운동’을 통해 만난 일본인들로부터 권고받은 현미식으로 건강을 되찾은 것이죠. 현미 애찬론자, 현미 보급자가 됐고 그러던 중 발아현미로 뜀뛰게 된 겁니다.” 그는 경기도 오산의 발아현미 공장에서 하루 100가마의 발아현미를 내놓아 왔지만 수요를 감담할 수 없어 최근 여주에 새 공장을 차렸다. “생식용 쌀과 떡국을 개발했고 식빵 이유식 라면 등도 곧 내놓을 예정입니다. 발아현미로 식생활을 바꾸면 고혈압 당뇨 비만 등 성인병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믿습니다.” 자료제공 동아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