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들의 명강의: 건강을 다스리는 지혜      이전으로  다음으로      


 

 

③폭발적증가하는 대장암

박재갑 국립암센터 원장

 

 

조선일보 의료건강팀 임호준 기자가 최근 낸 단행본 ‘한국최고명의 30명의 진단과 처방, 건강을 다스리는 지혜’의 내용을 앞으로 30일간 chosun.com을 통해 연재합니다. 총 30편으로 된 이 책은 신체 부위 30곳에 생길 수 있는 질병의 원인과 예방, 치료법을 그 분야 최고 명의 30명에게 취재해서 일반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많은 도움되시길 바랍니다.(편집자 주)

대장암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암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2년 한해동안 9만9025건의 암 발생이 등록되었는데, 이 중 11.2%인 1만1097건이 대장암이었다. 위암(20.2%), 폐암(11.9%), 간암(11.3%)에 이어 암 발생 순위 4위를 기록했으며, 전년도인 2001년에 비해 14.5% 증가해 유방암(13.1%)과 함께 가장 급속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1995년을 기준으로 암 발생의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2002년도에 위암은 남자 115%, 여자 123% 증가했으나, 대장암은 남자 184%, 여자 164% 증가해 여러 암 중 가장 증가폭이 컸다.

대장암이 증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과거보다 잘 먹고 잘 살기 때문이다. 대장암의 발병 원인이 100% 정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육류나 기름진 음식의 과도한 섭취는 대장암이 증가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하다보면 대변이 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자연히 담즙산 같은 독성물질의 분비가 촉진돼 장 점막 세포가 손상을 입고 변화하게 된다. 이같은 손상과 변화가 수십년 지속되면 깨끗한 대장 점막 세포가 양성 용종을 거쳐 악성 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 밖에 설탕 같은 정제된 당류의 과도한 섭취, 야채나 과일 등 섬유소의 과소 섭취도 대장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이유로 꼽힌다. 또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사람과 술-담배를 많이 하는 사람도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어떻게 보면 현대인의 생활패턴 자체가 대장암을 증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장암을 대표적인 선진국형 암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국립암센터 박재갑(가운데) 원장이 1일 오후 한국노총 이용득(오른쪽) 위원장과 민주노총 이수호(왼쪽) 위원장에게 노동자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양대 노총의 금연 운동에 사의를 표하고 감사패를 전달했다./연합

따라서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식생활 부터 개선해야 한다. 대장의 배변 시간을 연장시키는 육류, 계란, 유제품 등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섬유소가 많은 곡류와 과일과 채소 등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그래야 변비가 없어지고 대장암 발병률도 낮아진다.

예로부터 입에 단 것은 몸에 쓰다고 했는데, 맛 있는 음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음식이 맛이 있는 이유는 대부분 그 속의 지방 성분 때문이다. 퍽퍽한 살코기보다 기름이 촘촘히 박힌 꽃등심이 맛 있고, 삶아서 기름을 쏙 뺀 닭 백숙보다 싸구려 기름에 튀긴 후라이드 치킨이 더 식욕을 자극한다. 일식집의 알탕이 그토록 맛있는 이유도 알 자체가 ‘콜레스테롤 범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제부터 등심도 알탕도 먹지 말고 수도승처럼 채식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채식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또 다른 건강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같은 음식이라도 조리법을 달리해서 장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운동 습관도 몸에 익혀야 한다. 교통과 통신수단의 발달로 현대인의 운동량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이제 자장면을 먹기 위해 외출할 필요도 없고, 심지어 TV 채널을 돌리기 위해 몸을 일으켜 TV 앞에 다가갈 필요도 없어졌다. 모든 게 손가락 하나로 가능한 세상이 됐다. 운동량이 떨어지다보니 장의 운동력까지 떨어져 대장암이 발병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게을러 지지 말아야 한다.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 하며, 1주일에 3~4회는 반드시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출퇴근 길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걷기 운동을 할 수도 있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운동을 하겠다는 마음 가짐이다.

그렇다면 고기 대신 야채를 많이 먹고, 매일 아침 뜀박질을 하면 대장암의 마수(魔手)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대장암 진단을 받은 뒤 “고기도 잘 안 먹고, 술-담배도 안하는데 내가 왜...”라고 따지듯 묻는 환자들이 있다. 그러나 대장암은 건전한 식생활과 운동만으로 예방이 가능한, 그렇게 간단한 병이 아니다. 식 습관과 운동 외에도 무수히 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의 힘으로 그 모든 발암 인자들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다행히도 대장암은 어느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때문에 대장암을 예방하는 유일하고 현실적인 방법은 정기적인 대장 검진이다. 대장의 정상 점막 세포가 변해서 암이 되기 까지는 약 10~15년 걸리고,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데도 약 3~7년 정도 걸린다. 재작년에 위 내시경 받았을 땐 괜찮았는데 올해 내시경에선 위암이 발견됐다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대장암은 워낙 오랜 세월에 걸쳐 자라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 최소한 3년에 한번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용종이 아닌 암인 상태로 발견될 확률은 거의 없다. 한편 용종이 발견되면 외래에서 내시경으로 간단히 떼어내면 된다. 용종을 떼어내도 다시 생길 가능성이 약 30%에 달하지만 다시 용종이 생겨 그것이 암으로 발전하는데는 엄청나게 오랜 세월이 걸리므로 그 만큼 시간을 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건강검진에서 용종이 발견되는 비율은 25~30% 정도다. 용종 역시 노화 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으므로 당연히 나이가 많을 수록 용종이 있을 확률도 커진다. 그러나 용종이 있다고 모두 암이 되는 것은 아니며 30~50%만 암으로 발전한다. 다시 말해서 대장에서 발견되는 용종의 50~70%는 염증 또는 단순한 점막 비후(肥厚)로 인한 비종양성 용종이며, 나머지 30~50%가 암으로 발전하는 종양성(선종성) 용종이다. 그러나 내시경만으론 종양성인지 비종양성인지 알아내기 힘들기 때문에 일단 용종이 보이면 떼어내서 조직검사를 하는 게 원칙이다. 종양성 용종의 크기가 2㎝ 이상이면 그 속에 암 세포가 들어 있을 확률이 35~50%에 달하지만, 1㎝ 이하일 경우엔 1%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몇년 간격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할까? 일반적으로 40대에 처음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고, 검사상 이상이 없으면 그 다음부턴 5년에 한번씩 대장 또는 직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한다.

30대가 아닌 40대에 첫 대장 내시경을 받으라는 이유는 대장암의 성장 기간이 그만큼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물론 30대에 검사를 받는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모든 사람에게 30대 검진을 권고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고, 효과가 너무 떨어진다. 용종 자체가 일종의 노화과정이므로 20대나 30대에는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설혹 30대 중-후반에 용종이 생긴 경우라도 40대 초반까지는 계속 용종인 상태로 남아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40대에 첫 검진을 받는 게 비용-효과면에서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처음 받은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 대장 전체를 살펴보는 대장 내시경은 10년에 한 번 꼴로 받으면 된다. 대신 3~5년에 한 번 꼴로 직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 직장과 에스(S)결장에 용종이 생겼는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에스결장은 대장의 맨 끝 부분으로 직장과 연결되는 부위다. 대변은 직장과 에스결장에 가장 오랜 시간 머물기 때문에 암도 이곳에 가장 많이 생긴다. 한편 에스결장이나 직장이 아닌 대장 깊숙한 곳에 용종이 생겨서 암으로 자라고 있을 확률도 있지만 10년에 한 번 꼴로 검사를 받으면 최소한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상태로 암이 발견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이같은 권고지침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엔 더 일찍, 더 자주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체 대장암의 5~15%가 가족력 또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장암 발생의 유전적 소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증거가 있다. 일반적으로 부모 중 한 사람이 대장암 환자인 경우 자식에게 대장암이 발병할 확률은 일반인의 3~4배 정도며, 형제 중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본인에게 대장암이 발병할 확률은 일반인의 3~7배나 된다. 이러한 경우엔 적어도 40세 이전에, 또는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최초 발병했던 연령보다 10년 일찍, 예를 들어 아버지가 45세에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면 아들은 35세에 대장 내시경을 받아봐야 한다.

만약 직계 가족 내에 3명 이상의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예를 들어 아버지가 대장암이고 삼촌이나 고모 중 한 사람이 대장암이며, 자신이 대장암이라면 자신의 자녀에게 대장암이 발생할 확률이 50%에 달한다. 이를 ‘가족성 비용종증 대장암’이라 한다. 이런 가계(家系)에서는 20세부터 1~2년 간격으로 대장 내시경을 받는 게 좋다.

‘가족성 비용종증 대장암’보다 한 술 더 뜨는 게 ‘가족성 용종증 대장암’이다. 보통의 용종은 발견당시 갯수가 대개 한두개며, 많아도 10개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가족성 용종증인 경우 대장 벽에 수백~수천개의 용종이 생기는데, 대개 20세를 전후해서 용종이 생기기 시작하며, 10~20년 뒤 암으로 발전한다. 전체 대장암 환자의 1% 정도가 가족성 용종증에 의한 대장암이다. 따라서 ‘가족성 용종증 대장암’이 있는 가계의 사람들은 12세 쯤부터 에스결장경 검사를 시작해야 하며, 가족성 용종증이 발견됐다면 20세 이전에 대장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받는 게 안전하다. 대장을 잘라내지 않으면 100% 대장암이 생긴다고 보고돼 있다.

대장암의 증상은 암이 생긴 위치에 따라 다르다. 대장은 미음(ㅁ)자 비슷하게 구부러진 약 1.5m 길이의 장기로, 소장과 항문을 연결하고 있다. 소장에서 대장으로 넘어가는 첫 부분이 맹장이며, 수직 방향으로 항문과 연결된 끝 부분 약 15cm 정도가 직장이다. 흔히 맹장염에 걸려 맹장을 잘라냈다고 하는데, 엄격하게 말하면 맹장이 아니라 맹장에서 아랫쪽으로 길게 늘어진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겨 이것을 잘라낸 것이다. 또 대장암과 직장암을 구분하기도 하지만 직장도 대장의 일부이므로 직장암은 대장암에 포함된다.

한편 맹장과 직장을 연결하는 부분을 결장(結腸)이라 하는데, 맹장이 있는 배의 오른쪽에서 간 밑에까지의 결장을 상행(上行) 결장, 오른쪽 간 밑에서 왼쪽 비장 밑에까지 수평방향의 결장은 횡행(橫行) 결장, 비장 근처에서 아래쪽으로 연결된 결장을 하행(下行) 결장, 왼쪽 아랫배 쪽에서 직장 입구까지를 에스(S) 결장이라 한다.

대장의 굵기는 부위마다 틀린데 상행 결장, 즉 복부 오른쪽의 대장이 가장 굵으며, 에스결장 쪽으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 진다. 따라서 가장 굵은 상행결장에 암이 생긴 경우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빈혈이나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암 때문이라고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암이 10~15cm까지 자라도 모르고 지내다 오른쪽 배에 혹 같은게 만져져 병원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굵기가 가는 하행 결장, 즉 복부 왼쪽에 암이 생긴 경우엔 암이 3cm 정도만 돼도 혈변이나 변비 등의 증상이 심해진다. 직장에 암이 생기면 변이 가늘어 지거나, 변을 보고나서도 개운치 않거나, 변에 피 또는 코 같은 누런 점액이 섞여 나오는 등 치질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장암도 수술이 기본 치료법이다. 대장암은 크게 결장암과 직장암으로 구분하는데, 결장암의 경우 1기일 경우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며,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2~3기 암은 수술로 대장을 절제한 뒤 보조적으로 항암치료를 하는 게 원칙이다. 4기암이라도 수술이 가능하면 일단 수술한 뒤 항암제 치료를 하게 된다. 직장암의 경우 2~3기암은 항암제 치료와 함께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시행한다.

대장암 수술은 배를 20~25cm 정도 째는 개복수술이 일반적이지만, 요즘엔 배에 1~2cm 크기의 구멍 너댓개를 내서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도 주로 1~2기 환자에게 많이 시행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 수술에 비해 출혈이 적어 수혈사고의 위험이 없으며, 회복기간이 1주 이상 짧으며, 통증이 적어 마약성분 진통제를 쓰지 않아도 되며, 수술 뒤 폐(肺) 합병증 등 부작용이 적다는 등의 장점 때문에 널리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3기 이상의 환자에게도 복강경 수술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암의 크기가 8cm 이상으로 아주 크거나, 암이 주위 장기를 직접 뚫고 들어갔거나, 암때문에 장이 완전히 막힌 경우엔 복강경으로 수술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복 수술을 해야 한다.

한편 과거엔 직장에 암이 생긴 경우 항문을 절제하고 복부에 인공 항문을 내는 수술이 일반적이었으나 요즘에는 수술기구와 수술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항문에서 아주 가까이 있는 암을 제외하면 항문으로 보존하면서 깨끗하게 수술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조기 직장암의 경우에는 개복하지 않고 항문으로 직장경이나 기타 수술기구를 넣어서 수술할 수도 있다. 또 암이 장을 완전히 막은 폐쇄성 대장암 환자의 경우 막힌 곳 위쪽으로 변이 계속 차서 장이 터질 위험이 있으므로, 과거엔 차 있는 변을 빼내는 수술을 한 뒤, 다시 암을 절제하는 등 두번의 수술이 필요했다. 그러나 요즘은 ‘스탠트(금속그물망)’를 장이 막힌 곳에 삽입해 변을 빼내는 통로로 이용할 수 있게 돼 한번의 수술로 암을 절제할 수 있게 됐다.

대장암의 치료 성적은 비교적 좋은 편인데, 완치율은 의미하는 5년 생존율은 암 세포가 주변 림프절과 다른 장기, 그 중에서도 간으로 전이됐는가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전이만 되지 않았다면 암의 크기는 그다지 문제 되지 않는다. 1기암은 5년 생존율이 약 90%, 2기암은 약 60~80% 정도다. 그러나 림프절로 암 세포가 전이된 3기암은 45~55%, 간이나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암은 5% 이하다. 3기 암이라도 중요한 혈관 주위 림프절에 암 세포가 전이돼 여러개가 딱딱하게 한 덩어리로 뭉쳐져 있는 경우엔 장기생존률이 뚝 떨어진다. 항암제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을 경우 약 1년 반 정도의 생존기간을 기대할 수 있다.

변비 제대로 치료하기

변비는 변비가 생긴 원인과 유형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져야 한다. 무턱대고 장운동 촉진제 같은 변비약을 사서 복용해선 안된다.

변비는 섬유소의 섭취가 부족하거나, 아침식사를 걸러 장의 반사 운동에 문제가 생기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장 운동을 관할하는 자율신경에 문제가 생기거나, 변을 보고 싶지만 참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거나, 수분을 적게 섭취하거나, 운동이 부족할 경우 쉽게 생긴다.

변비의 유형은 장 운동이 약해 변을 항문쪽으로 밀어내지 못하는 변비, 변이 항문 근처 직장까지 도달했지만 항문이 열리지 않아 생기는 변비, 장의 경련 때문에 생기는 변비, 암이나 장 유착증 때문에 생기는 변비 등 크게 네가지로 구분 가능하다.

이 중 장 운동력이 약해 생기는 변비는 주로 노인에게 많다. 허약 체질, 갑상선 호르몬 부족, 부교감 신경억제제 복용 때도 장 운동이 약해질 수 있다. 이런 환자에겐 현재 시판되는 변비약이 도움이 된다. 시판되는 변비약은 대부분 장 운동 촉진제다.

그러나 젊은 여성들의 변비는 대부분 항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거나 장의 경련 때문에 생기는 변비다. 따라서 변비약을 아무리 복용해도 큰 효과가 없다. 변비약을 오래 복용하면 오히려 장 운동력이 떨어져 2차적인 장 무력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장의 경련으로 인한 변비는 배에 가스가 차면서 토끼똥 같은 것을 누는 게 특징이다. 과민성 대장염에 따른 변비도 일종의 경련성 변비인데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의사의 정확한 진찰과 처방에 따라 약물치료 등을 시행해야 한다.

항문이 열리지 않아 생기는 변비는 직장에 변이 머물러 있기 때문에 직장형 변비라고 한다. 변이 항문 입구까지 도달하면 자연적으로 변의(便意)를 느끼면서 항문을 오므리고 있는 괄약근이 이완돼야 하는데, 직장현 변비는 변의를 느끼면 느낄수록 오히려 괄약근이 수축된다. 배변습관이 잘못 들였거나, 변이 마려운데 오래 참아 괄약근을 지배하는 신경조직에 이상이 생겨서 초래된다. 컴퓨터 장치의 도움을 받아 항문 괄약근을 오므렸다 풀었다 하는 훈련(바이오 피드백 치료)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수단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궤양성 대장염, 대장암, 크론씨병 같은 특별한 장 질환이 없는데도 설사, 변비,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게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다. 전체 인구의 10% 이상이 이 병을 갖고 있는데,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원인 때문에 장의 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어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 어린이의 경우 등교나 시험공부 같은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 복통이나 설사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충분히 설득해서 심리적 긴장을 해소시켜줘야 한다. 아침 식사 후 규칙적으로 배변하는 버릇을 들이는 게 중요하며, 산보나 체조 등 적당한 운동도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음식은 야채나 과일 등 섬유질이 많은 것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섬유소는 장의 운동과 배변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탄산음료, 담배, 껌, 고지방 식사, 유제품, 빠른 식사 등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삼가해야 한다. 한편 복통이 심한 경우엔 장의 운동을 억제하는 항경련제를 사용하며, 설사가 심한 경우엔 지사제를 쓰기도 한다. 증상이 매우 심한 경우엔 신경안정제, 항불안제, 항우울제 등의 약물로 치료하기도 한다.

박재갑 원장은

박재갑 원장은 정말 불도저 같은 사람이다. 한번 마음 먹으면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밀어붙여 일을 성사해 내고야 만다. 다소 자기 중심적이고 거칠게 밀어붙여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 바람에 결실을 맺은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예를 들어 2000년 3월 건물도 없는 국립암센터 원장에 취임한 뒤엔 10년 넘게 질질 끌고 있던 암센터 건립을 밀어붙여 1년여만에 현재의 암 센터를 개원시켰다. 금연 캠페인을 벌이던 2002년엔 조선일보와 KBS 등 주요 언론사 사장실로 찾아가 거의 ‘협박’하다시피 해서 신문과 방송에서 흡연 사진-장면을 내보내지 않겠다는 ‘항복문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1948년생인 박 원장은 1973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마쳤다. 1981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의대 교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1985~1987년엔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연수했다. 미국 연수 시절엔 “하루 25시간 연구하는 독한 사람”이란 평을 들었을 정도다. 1995~2000년 서울대 암연구소 소장을 지냈으며, 2000년 부터 2004년 현재까지 국립암센터 원장을, 2002년 부터 현재까지 아시아대장항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2004년 현재 ‘암 연구(Cancer Research)’ ‘국제 암 연구(Int’l Cancer Research)’ ‘국제 종양학회지(Int’l Journal of Oncology)’ 등 다수 국제학술지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국내 대장항문 질환의 치료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1991년 ‘대장항문학’ 교과서를 공저했으며, 1994년부터 매년 ‘서울 대장항문학 연수강좌’를 개최해 선진국의 최신 치료법을 국내 전문의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또 항문을 잘라내지 않고 직장암을 치료하는 새 직장암 수술법을 개발해서 보급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또 해외 학술지에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하는 국내 의학자 중 한사람이다. 1990년쯤부터 유전성 대장암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1993년엔 복구 유전자(잘못된 유전자를 고치는 유전자)가 고장나면 위암, 췌장암, 대장암 등 여러가지 암이 생긴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1997년엔 서울대병원에 가족성 대장암 환자를 위한 별도의 클리닉을 개설하고 가족성 대장암에 관한 연구와 치료를 하고 있다.

2001년 암센터 건립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1997년과 2002년 미국대장외과학회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엔 대한의사협회에 의해 우수 한국인 의과학자 20인에 선정됐다.

                                             자료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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