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운-'newsbank'의 여행 페이지<강원도 남부편>

강원도 화전마을을 대표하는 가옥
신리의 너와집

소재 :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신리
지정 : 중요민속자료 제33호

해신당이 바닷가 마을의 독특한 민속이라면, 너와집은 산골 화전마을을 대표하는 가옥이다. 원덕읍 호산리까지 내려가 416번 지방도로를 타고 은어가 뛰노는 가곡천을 따라 신리 너와집을 찾아간다.

삼척의 너른 바다와 깊은 산골, 성격이 판이한 이 두 곳을 자연스럽게 잇는 것은 강이다. 가곡면 풍곡리 육백산에서 발원해 심심산골인 신기면 신기리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줄기와 만나 그 방향을 동쪽으로 틀어 곧장 동해로 흘러가는 가곡천이 바로 그것이다. 가곡천변 풍경 역시 오십천 못지않다.

태백시에 가까운 통리에서부터 동해의 호산리에 이르는 산길 물길 100여 리는 구절양장의 고부랑 길과 수많은 계곡, 기암절벽, 원시림으로 이어져 있다. 아직까지 문명의 손길이 덜 닿아 옛 생활과 자연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그 모습 그대로가 너무 좋아, 꼭꼭 숨겨두고 혼자만 보면 안될까 하는 엉뚱한 생각에 미처 길 긴 줄 모르다가 신리 너와집에 이른다.

너와집 바로 앞으로 도로가 너무 바투 나 있어, 너와집의 등장이 갑작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너와집 앞의 산사과나무가 심심산골을 환히 밝혀준다. 너와집은 너세집 또는 널기와집이라고도 한다.

너와집의 가장 큰 특징은 기와로 지붕을 얹지 않고 두꺼운 나무껍질이나 널조각으로 잇는다는 점이다. 너와의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보통 가로 20∼30cm, 세로 40∼50cm, 두께 4∼5cm 정도이다.

논이 흔한 평야 지대에서는 흔한 볏짚으로 지붕을 이었듯이, 화전민들은 산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껍질과 나무판자로 지붕을 이었다. 너와가 바람에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10∼15cm 정도의 무거운 돌을 얹거나 통나무를 처마와 평행으로 지붕면에 눌러놓기도 하였다.

누우면 하늘이 보이고 불을 때면 연기 펄펄 새어 나가는 틈새가 우스워보이지만, 그것이 환기 작용을 하는 데 유용하고 비가 오면 습기를 먹은 나무가 방수 효과를 낸다는 것은, 직접 살아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너와집의 이점이다. 너와의 수명은 10∼20년 정도인데, 이은 지 오래 되면 2, 3년마다 부식된 너와를 새것으로 갈아 끼워야 한다.

또 한 가지 특징은 방과 부엌, 외양간이 사각의 단일 건축물 안에 붙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폐쇄적인 구조만이 산짐승이나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고, 겨울에는 보온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원래 너와집은 개마고원을 중심으로 한 함경도 지역과 평안도 산간 지역,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강원도, 그리고 울릉도 지역 등 수목이 울창한 지대에 분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체로 화전민 분포 지역 범위와 일치한다. 정부는 산림을 황폐화시키고 수해를 일으키는 주범을 화전이라 단정하고, 1973년부터 본격적으로 화전을 정리하였다. 현재 산에 불을 내 밭을 일구는 화전은 거의 없다.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일대에 화전과 너와집의 흔적이 그래도 많이 남아 있는데,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많지 않고 대개 벽체 등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너와집말고도 가구와 집기들이 중요민속자료 제33호로 지정돼 있다.
△ 물레방아와 통방아
△ 김칫독(피나무의 속을 완전히 파낸 뒤 풀을 이겨 발라 국물이 새지 않도록 한 통나무 그릇인데, 추위에도 보온이 잘되어 김치 맛이 좋다고 한다)
△ 화채라 불리는 싸리로 만든 식량 저장용 독(싸리를 항아리처럼 배가 부르게 엮고 바닥을 네모진 널판으로 막아 쇠똥을 바른 후 그 위에 진흙을 덧발라 말렸으며, 여기에 감자나 콩 들을 저장했다)
△ 불씨를 보관하는 화티(부뚜막 옆에 진흙을 쌓아 만든 화구로 불씨가 죽으면 집안이 망한다 하여 중요하게 여겨졌다. 화로 역할도 겸했다)
△ 굴뚝식 조명 시설이자 난방 구실까지 겸하고 있는 고콜(아랫방 모서리에 흙을 원통처럼 쌓아 올려 온기가 천장을 통해 부엌으로 나가게 되어 있다. 원통 밑부분에 구멍을 뚫고 관솔을 지폈다)
△ 살피(눈이 올 때 신고 다니던 신발, 설피라고도 한다), 창 등이다.
그 밖에 장롱, 솥, 화로, 그릇 등이 더 있었는데 지금은 다 없어졌다.

이 민속 유물은 산간 지대의 생활을 반영하듯 거의 모두가 나무로 만들어졌다. 산골에 너와집 하나 지으려면 산 하나를 깎아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현재 신리 너와집은 사람이 살지 않는 데다가, 너와집의 지붕도 2, 3년마다 갈아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흉가처럼 변해가고 있다.■

★찾아가기
삼척시 도계읍 신리에 있다. 삼척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울진으로 가다보면 원덕이 나오고 원덕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월천교(가곡천) 못미처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416번 지방도를 따라 33Km 가면 신리 3거리에 닿는다. 신리 3거리에서 다시 우회전해 427번 지방도를 따라 0.7Km 더 가면 길 왼쪽 언득으로 너와집이 보인다. 대형버스나 승용차 모두 길 한쪽에 잠시 주차해야 한다. 신리삼거리에 가게가 하나 있을 뿐 숙식할 곳은 없다. 원덕에는 숙식시설이 몇 군데 있다.

원덕(호산)에서 태백으로 가는 버스가 하루 10회 신리를 지난다.
호선 - 태백 : 07:50, 10:00, 12:40, 15:20, 16:40, 18:40, 19:10, 20:10, 20:40, 21:40

★숙박
마을 사람들이 생활하는 곳이므로 이곳을 찾을 때에는 주민들이 불편해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대이리굴피집을 비롯해 마을 몇 집에서 민박을 받고 있다.
자료/돌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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